1월3일

기쁨과 은총의 대축제, 2000년 대희년

세상의 모든 형제들께 세배드립니다
온 누리의 형제자매들께 새해에 '새날 새삶'의 인사를 드리며, 이 뜻깊은 날 모든 종교와 인종, 국가를 초월하여 온 인류가 한 가족임을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이 성부의 해에 우리가 묵상할 또 하나의 주제는 '세계 종교인들과 나누는 대화'다.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2000년 전야를 "종교간 대화를 하기에 아주 좋은 기회"라고 하신다. 그리스도교가 아닌 종교들과 교회의 유대는 "인류의 공통적 기원과 공통적 목적"(가톨릭교회 교리서 842항)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 교황께서는 종교간 대화를 장려하실 뿐만 아니라 몸소 세계를 여행하시며 모든 종교지도자들과 만나고 대화하신다. 1986년 아씨시에서 개최된 '세계 기도의 날' 행사 때 그리스도인, 유다교인, 불교인, 그밖의 종교지도자들과 함께 평화를 위한 단식과 행진, 기도를 하시며 큰 감화를 받으셨다.
  "종교간 대화는 단지 상호 이해와 우정어린 관계만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종교간 대화는 훨씬 더 깊은 차원, 곧 정신의 차원을 향한다. 대화에서 그리스도인들과 다른 사람들은 자신들의 종교적 계약을 심화하고, 하느님의 개인적 부르심과 우리의 신앙이 말해주듯이, 항상 예수 그리스도의 중재와 성령의 활동을 통하여 전달되는 은혜로운 자아 은사에 더해가는 성실로 응답하라는 초대를 받는다"(대화와 선언 중).
"모든 나라와 민족과 백성과 언어에서 나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군중이 모여 "구원을 주시는 분은 우리 하느님이십니다"(묵시 7,9-10)라고 외치는 2000년 대희년이 되는 큰 기대를 가져본다.

2000년주교특별위원회

 

 1월10일

기쁨과 은총의 대축제, 2000년 대희년

아버지의 집을 향해 가는 해
예수님 탄생 약 2000년 전, 아브라함과 사라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모른 채 자신들에게 익숙한 모든 것을 떠남으로써 믿음 안에서 어떻게 순례 여정을 걸어가야 하는지를 보여주었다. 에집트에서 도망쳐 나온 모세와 이스라엘 백성은 믿음으로 홍해 바다에 발을 들여놓았으며 40년 동안 사막을 헤맸다. 그러나 가장 힘들었던 이 기간에 그들은 하늘의 만나를 먹이시고 불기둥으로 인도하시는 하느님을 만났다.
마리아와 요셉은 예수님의 탄생을 위해 겨우 마굿간을 찾아내는 힘겨운 순례 여정을 믿음으로 받아 안았다. 베들레헴에서 하느님의 놀라운 계시를 보게 되기까지 동방박사들을 인도한 것은 그들의 믿음과 희망이었다.
그렇다면 아버지의 집을 향해 가는 이 성부의 해에, 우리도 그 동안의 우리 자신의 순례 여정에 대해 믿음으로 묵상해야 하겠다. 하느님께서 어떻게 우리의 삶에 필요한 것들을 마련해주셨고, 어둡고 힘든 시간들 안에서는 어떻게 당신의 빛으로 인도하시고 이끌어내셨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하겠다. 생명을 주시고, 생명의 충만을 향하여 우리를 이끄셨던 하느님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좋으신 아버지, 저희가 희년을 지내게 해주심에 감사하나이다. 은총의 때인 이 희년에 저희가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게 해주소서. 아버지께서는 넘치는 사랑으로 길을 잃고 헤매는 자녀들을 기다리시며 그들을 용서하시고 따뜻하게 맞아들이시어 좋은 옷을 입히시고 잔치를 베풀어주시나이다"('성부의 해 기도' 중에서).

2000년주교특별위원회

 

 1월17일

기쁨과 은총의 대축제, 2000년 대희년

우리가 하느님을 '우리 아버지'라고 부를 때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하느님을 '우리 아버지'하고 부른다. 그러나 우리는 이 말의 뜻을 얼마나 인식하면서 '우리 아버지' 하고 부르는가. [가톨릭교회 교리서]에 따르면,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에서 '우리'는 '하느님과 우리 사이에 맺어진 완전히 새로운 관계'를 의미한다. 게다가 하느님과 맺은 공동의 어버이 관계를 선언하는 이 새로운 계약은 우리를 서로서로 묶는다. 당신의 자녀들과 아버지의 새로운 일치가 교회다. 교회의 분열에도 '주님의 기도'는 그리스도 예수와 하나가 되고 믿음으로 일치되는 모든 그리스도인의 공동유산이다. 이 기도는 세례받은 모든 사람들에게 한마음 한뜻이 되라고, 개인주의를 극복하라고 권고한다. "진정으로 하느님을 우리 아버지라고 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분열과 대립을 극복해야만 한다." 또한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르기 전에 우리는 "우리의 마음에서 이 세상의 그릇된 생각들을 겸손되이 정화시켜야 한다"(가톨릭교회 교리서 2779항). 동시에 하느님의 사랑스런 보살핌과 섭리를 확신해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일상의 필요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다. "너희는 무엇을 먹고 마시며 살아갈까, 또 몸에는 무엇을 걸칠까 하고 걱정하지 말아라. 공중의 새들을 보아라. 그것들은 씨를 뿌리거나 거두거나 곳간에 모아들이지 않아도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 먹여주신다. 너희는 새보다 훨씬 귀하지 않느냐?"(마태 6,25-26)는 말씀에 귀기울이자.
"생명의 아버지, 모든 존재의 영원한 근원, 지고의 선이시며 영원한 빛이신 성부께서는 성자와 성령과 함께 영원히 영예와 영광, 감사와 찬미를 받으소서. 아멘"('성부의 해 기도'중에서)

2000년주교특별위원회

 

 1월24일

기쁨과 은총의 대축제, 2000년 대희년

사랑이신 아버지
요한 바오로 2세는 [제삼천년기]에서 "우리 시야를 넓혀 그리스도의 눈으로 사물을 보도록"(49항) 초대하신다. 예수님의 눈으로 바라볼 때, 우리는 "피조물인 모든 인간에 대한 아버지의 조건 없는 사랑"을 "날마다 새롭게 발견"할 수 있게 될 것이다(50항).
예수께서는 마리아와 요셉과 지내시면서 어버이 사랑의 힘과 따뜻함을 배우셨다. 성서는, 하느님이 사랑이신 아버지임을 깨우친다. 이사야는 "당신, 야훼께서 우리의 아버지이십니다"(63,16) 하고, 예레미야에서는 하느님께서, 그 백성이 당신을 "나의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는 "아들들"이라고 하신다(3,19). 성서의 말씀들은 예수님의 인생관, 하느님께 대한 예수님의 전망을 형성했다. 짧은 공생활 동안 예수께서는 말씀과 기도와 행동을 통하여 그 전망을 우리에게 보여주셨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는 그 힘차고 친밀한 사랑을 깨달아, 우리 또한 예수님과 함께 "아빠, 아버지"(로마 8,15; 갈라 4,6) 하고 기도할 수 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서 어떤 분이신지, 인생이 무엇인지, 우리의 소명이 무엇인지에 대한 통찰을 당신의 생활양식을 통해 보여주셨다. 신약성서 저자들은 예수님의 행동에서 예수님의 아버지, 우리 아버지의 모습을 그려낸다. 강인하고 창조적이며, 용서, 사랑, 친절, 은혜를 베푸시며, 인내하며 기르고, 자비롭고, 구원하시는 아버지, 결국 "하느님은 사랑이시다."

[대희년을 준비하며 1999, 성부의 해]에서
2000년주교특별위원회

 

 1월31일

기쁨과 은총의 대축제, 2000년 대희년

 함께 가는 여정
 어떤 사람들은 새로운 천년기가 오는 것을 두려워한다. 세상 종말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교회는 이 시간을 종말론적인 시간으로 보지 않으며 2000년 전 이 세상에 오신 예수님의 현존을 경축하는 특별한 순간으로, 또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주신 삶에 우리를 다시 투신할 시간으로 본다.
이 시간을 경축하기 위해 준비할 것은 각자 개인적 삶과 함께 공동체의 삶을 다시 점검하고, 세례 때 한 약속에 다시 한번 투신하는 것이다. 세례 때 우리는 그리스도인다운 삶, 곧 예수님께서 몸소 가르치고 사셨던 이상을 따라 살겠다고 약속한다. 그 삶에 초점을 맞추는 방법은 삶을 하나의 순례로 생각하는 것이다. 순례란 거룩한 장소를 향해 가는 여정이다.
우리는 우리의 인도자이신 예수님, 그곳에서 오셨고 그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시며, 그곳으로 가는 길을 보여주신 예수님을 따른다.
지금 우리의 순례는 우리의 마음속에서 이루어지는 내적 여정이다. 그러나 이 순례의 커다란 은총은 공동체 안에서 여행을 한다는 것이다.
누구든지 여정에서 지치고 위기에 놓였던 적이 있으며 시련받고 약해졌던 순간에 동료 순례자들에게서 도움을 받았을 것이다. 또한 자신도 모르게 당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모범이 된 적도 있을 것이다.
본당활동, 믿음의 모범, 직장과 이웃에서 드러나는 당신의 가치들, 공동체 예식 참석 등에서 당신 자신과 이웃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각자의 마음에서 시작되는 이 순례는 개인에게로, 공동체로, 세상으로 번져나가며 전인류에게 미친다.

[대희년을 준비하며]중에서
2000년 대희년 주교특별위원회